송주원 SONG Joowon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해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2019년도 10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는 공모로 선정된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비평 및 연구 프로그램, 창·제작 발표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시각과 공연분야에서 활동하는 10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작업세계를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송주원은 안무가이자 댄스필름 감독이다. 작가는 시간이 축적된 도시의 장소를 주목한다. 그리고 그 공간에 투영된 삶에 관한 질문을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특정 장소의 리서치와 퍼포먼스, 전시, 상영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변형되고 사라지는 도시 속 공간에 몸짓으로 말을 걸고, 질문하기를 반복하면서 서사를 중첩시킨다. 2004년 ‘일일댄스프로젝트’를 창단하였고, 2013년 이후 비전문무용수와 전문무용수가 함께하는 ‘커뮤니티 무브먼트 그룹’으로 확장하였다. 주요 작업인 도시공간무용프로젝트 〈풍정.각(風情.刻)〉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으며, 서울독립영화제, 댄스필름페스티벌도쿄, 마카오댄스필름페스티벌 등에서 상영되었다. 또한 서울무용영화제 최우수작품상(2017)과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상영부문 관객구애상(2018)을 수상한 바 있다.

풍정.(風精.) 골목낭독회_댄스필름_17분 52초_서울 창성동 골목 일대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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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춤을 매개로 퍼포먼스와 댄스필름을 통해 거리에서/전시장에서/무대에서 그리고 영상으로 각기 다른 프레임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나는 1997년 아르코 소극장에서 진행한 첫 작품을 시작으로 주로 블랙박스 형태의 공연장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2014년부터 현재까지는 〈도시공간 무용 프로젝트〉를 필두로 장소특정적 퍼포먼스와 전시 및 댄스필름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특정 장소에 리서치를 하고 개발이라는 이름의 자본논리에 의해 변형되고 사라지는 장소에 몸짓으로 말을 걸고 질문하기를 반복하면서 서사들을 중첩한다. 오랜 시간, 사람, 삶, 이야기가 축적된 장소 혹은 도시공간을 중심으로 현대의 삶에서 유리되고 잊힌 정서와 도시풍경에 주목하고 ‘도시공간-몸-지금여기’에 대한 내밀한 질의와 담론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작업의 과정은 장소를 선정하고, 장소의 리서치를 기반으로 장소에서 흐르는 질문들을 무용수의 신체에 대입하여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퍼포머, 뮤지션, 의상, 홍보물 디자이너, 일러스트, 프로덕션 매니저, 현장 스태프, 음악감독, 촬영감독, 영상 관련 스태프를 구성해 퍼포먼스로, 댄스필름으로 구현한다.

풍정.(風精.) 리얼타운_댄스필름_10분57초_돈의문 박물관 마을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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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정.각(風精.刻) 리얼타운_댄스필름 스틸이미지_돈의문 박물관 마을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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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이 이유는 무엇인가?
A. 
나의 대표 작업으로는 풍정.각(風精.刻) 골목낭독회〉를 말할 수 있다. 이 작업은 옥인동 재개발 지역 골목에 놓인 삶의 지형을 따라 걸음을 옮기며, 도시의 생태계가 흐르는 골목의 시간을 언어화된 몸의 기록으로 투영하고자 하였다. ‘골목길’에서 찾아낸 쓰기, 듣기, 말하기, 낯설게 하기, 재현하기 등의 질문과 놀이로 이야기(내러티브)를 만들고, 골목의 지형에 따른 반복, 변형, 확장의 골목 구조를 프레임 하여 사람과 세상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가는 실체적이고 초자연적이며 쉽게 드러나지 않는 핏줄과 같이 흐르는 골목 풍경을 신체화해 보는 것이다. 신체가 경험하는 삶의 질문들을 다시 신체로 소환하여 몸짓으로 말하고 노래하는 것으로 개개인의 독백이 방백이 되어 흐르는 삶의 보이지 않는 교차점, 그 흔적과 시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풍정.(風精.) 골목낭독회_댄스필름 스틸이미지_서울 창성동 골목 일대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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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는 여중 오락부장 시절, 춤을 더 잘 추고 싶어 찾아간 동네 무용학원에서 현대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작해 입시 무용을 거쳐 아카데믹한 환경에서 무용작업을 해왔다. 그러다 40대가 되어 독일의 안무가 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이 세상에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춤이 필요하다.’ 라는 말이 무엇인지 통감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우리나라에서 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 당신이 좋아하는 해외 무용가는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을 하면 열에 여덟은 ‘피나 바우쉬’ 라고 한다. 무형의 언어로 전하는 현대무용은 ‘어렵다’로 귀결되곤 하는데, 그녀는 연극 같기도 하고 무용 같기도 한 춤을 통해 인간 본연의 삶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슬프게 그리고 강렬한 에너지의 시처럼 은유하고 노래해 많은 공감을 일으킨다. 책에서만 보던 그녀를 2000년에 우연히 만났고, 도시 시리즈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각 도시의 특징과 사람, 풍경을 그녀의 작품을 통해 상상하게 되었던 것, 춤이라는 매체가 개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 도시적 특징까지 다양한 서사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에 영감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몸짓으로 ‘오늘, 이, 사람, 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풍정.(風精.)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_댄스필름_15분 46초_서울 청파동 골목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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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삶의 질문을 춤을 매개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춤이라는 매체를 통해 삶에서 내 몸으로 찾아드는 질문에 귀 기울이고 도시의 일상과 판타지, 가공된 실제의 본 모습으로 접속하여 공간 자체를 사색한다. 그러고 나서 시간의 궤적과 신체의 가치를 확장하여 댄스필름 작품을 제작한다. 나는 작품을 통해 기능적으로 변하거나 표상화 되어 점차 유리되고 잊혀가는 몸짓에 대한 신체성의 회복과 예술적 담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재현을 넘어 몸의 감각으로 이해되는 감각적 신체의 순간을 제안한다. 또한 도시공간과 신체의 관계 맺음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과 공감각적인 해석을 통해 시간을 이어오는 장소와 오늘의 삶에 대한 정서적, 동시대적 교감을 유도하고자 한다. 나는 신체를 통해 도시공간을 재발견하여 관객과 함께 드러나지 않는 삶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풍정.(風精.) 오차원에_퍼포먼스_46분27초_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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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정.각(風精.刻) 오차원에_ 퍼포먼스 영상 스틸이미지_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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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나는 계속해서 삶 속에서 발견하는 질문과 사연, 사건을 다양한 프레임을 통해 몸의 말로 제안하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이 길 위에서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해왔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어떻게 서로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동적인 담론을 이끌고 싶다. 동시에 개개인으로 연결되는 공감각적이고 즉각적인 공유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내가 계속 진행해 오고 있는 ’일일댄스프로젝트‘의 멤버들과 함께 무형의 언어이자 가장 근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인 몸짓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알리고, 누구나 자신의 몸짓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공유할 수 있는 교감의 시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더 많은 사람과 몸으로 만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싶다. 또한 시간의 흔적으로 변화의 기로에선 도시의 장소와 그 안의 삶을 기록하는 댄스필름 작품을 계속 만들어 가며, 그간의 작업을 보완하여 다양한 필름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장편 댄스필름을 만들어보고 싶다.

반성이 반성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_영상 스틸이미지_2018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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