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MINATION: 러봇랩 미디어 아트 전시
[출처] 인천문화큐 아이큐 홈페이지
발전의 끝을 감히 가늠하기도 어려운 기술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무한히 발전하는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그들이 실생활에서까지 완벽하게 구현될 미래를 손꼽아 기다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수많은 SF영화와 소설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부정적인 상황이 구현될까 봐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과학기술에 무지하고 오로지 발전된 기술을 향유할 수만 있는 다수의 현대인은 더욱더 이럴 수밖에. 그러나 직접 과학기술을 이용하고 발전시키는 이들이 인간적인 감성의 기술구현을 보여준다면, 우리가 느끼는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달래며 한층 더 편안하게 기술의 발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2주 남짓 ‘인천여관×루비살롱’에서 진행된 러봇랩(LOVOT LAB)의 <ILLUMINATION>을 직접 관람하고 전시를 준비했던 신원백 작가와의 대화를 마치면서 이러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출처] 직접촬영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러봇랩의 첫 번째 단독전시 <ILLUMINATION>’
7월 24일부터 8월 7일까지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러봇랩의 첫 번째 단독전시 <ILLUMINATION>이 ‘인천여관×루비살롱’에서 진행되었다. 러봇랩의 주된 미디엄인 빛을 전자공학, 대중문화, 로봇공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융합하고 설치하여 ‘인천여관×루비살롱’의 공간을 새롭게 창조하였다. 모든 전자 기술의 초석이 된 진공관을 표현한 <VACUUM TUBE II #1>과 <VACUUM TUBE II #2>, 빛으로 형상화한 러봇랩의 정다면체 시리즈에서 플라톤의 고대 4원소 중 흙을 의미하는 정육면체의 <CUBE I>, 불을 뜻하는 정사면체의 <TETRAHEDRON I>(본 장소와 어울리게 원래의 붉은 빛에서 초록빛으로 재탄생됨) 그리고 인간의 얼굴을 관찰하여 그에 따른 의견을 전달(포춘 쿠키의 메시지 정도)하는 인공지능 로봇 <BUDDHA I> 등 러봇랩만의 기술과 의미를 부여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소 작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역사적인 장소가 문화적으로 새롭게 탈바꿈된 ‘인천여관×루비살롱’의 공간에서 인천 출신 작가의 애정이 더해졌다. 그동안 다양한 곳에서 전시된 러봇랩의 작품들은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로 관객들과 새롭게 만났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반 미디어아트 창작그룹, 러봇랩(LOVOT LAB)’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을 이용하여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디어아트 창작그룹 러봇랩(LOVOT LAB)은 학부 때부터 함께 하던 두 젊은이가 각자 외국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한국에서 다시 시작했다. 현재는 함께 하고자 하는 신규 작가들이 더해져 더욱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러봇랩의 현재 주된 작업은 라이팅(Lighting)과 인공지능이다. 보다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미디어 아트의 방법으로 라이팅 작업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인공지능 로봇 작업은 인공지능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에서 시작하였다. 무분별한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에게 이로운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국지적 장소에서 학습을 통한 사회성을 갖춘 인공지능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아 다소 실험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러봇랩 홈페이지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작가를 꿈꾼다!’
2016년 결성되어 매년 활발해지는 활동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러봇랩은 현재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ZER10NE(제로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세화미술관의 팬텀시티, 광주에서 열린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 ISEA2019 등 전시 및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올해 역시 인천에서의 본 전시를 마치고 나면 현재 준비하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과 인터랙티브 영화를 ‘ZER10NE(제로원)데이’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이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한화불꽃축제’ 등에서 활동들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러봇랩이 앞으로 바라는 점에 대한 질문에 신원백 작가는 ‘스타작가’가 되고 싶다는 의견을 당당히 밝혔다. 작가의 성향에 따라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지만, 러봇랩은 대중적인 작업을 시도하여 더욱 많은 이들과 자신들의 작품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 외국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나 국내에서는 영향력 있는 작가로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는 러봇랩.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등에서 미디어아트 관련 강의 및 Vlog 콘텐츠로 많은 이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인간의 따뜻함을 잊지 않고 인공지능을 연구하면서 자신들이 꿈꾸고 바라는 것에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서 이미 유명해지고 있는, 앞으로 더욱 유명해질 미디어아트 그룹 ‘러봇랩’을 다시 한번 기억해보자.
글 · 사진/ 김지인 시민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