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배출한 함세덕 희곡의 정수(精髓) 함세덕 희곡집 「동승」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01

인천이 배출한 함세덕 희곡의 정수(精髓)
함세덕 희곡집 「동승」

올해로 탄생 101주년을 맞이한 함세덕은 인천이 배출한 최고의 극작가로 동랑 유치진과 함께 한국 근대 희곡의 양대 거장 중 한 사람이다. 함세덕은 1915년 5월 23일 인천 화평리(현 화평동)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인천공립보통학교(현 인천창영초등학교)와 인천상업학교(현 인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함세덕의 조부는 인천을 대표하는 상인이었으며, 부친은 인천외국어학교(인천상업학교의 전신, 현 인천고등학교) 출신으로 모교 교사를 지낸 뒤 인천에서 상업 활동에 종사했다.

이 책은 35년의 짧은 생애를 보낸 함세덕의 대표작이자 유일한 작품집이자 희곡집이다. 이 책에는 「동승」과 「무의도기행」을 비롯한 그의 대표 희곡 다섯 편과 게재 작품에 대한 작가의 해설을 담은 ‘「동승」을 내놓으며’라는 제목의 해제 1편이 실려 있다. 함세덕은 이 책의 글들을 ‘전시대(前時代)의 유물’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하는데, 결국 「동승」 발간은 일제강점기 자신의 문학을 결산하고 해방된 조국에서 새로운 작품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작가의 다짐 차원에서 이뤄진 일임을 알 수 있다.

「동승」은 광복 후 해방기의 혼란 속에서 당대 메이저 출판사의 하나인 박문출판사에서 발간되었는데, 이 점만으로도 이 작품집의 중요한 가치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이 시기 박문출판사에서 발행된 책은 판권지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세 번째로 실린 「해연」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세워진 팔미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근대문학관이 위치한 해안동이 배경으로 언급되는 유일한 근대문학 작품이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