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우리 모두의 꿈틀거림을 위해
작가 오연호의 <새로운 100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출처]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봄기운이 서서히 찾아드는 3월 14일 저녁,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 봄 특강으로 작가이자 오마이뉴스 대표 그리고 꿈틀리 인생학교의 교사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오연호의 <새로운 100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가 진행되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새로운 100년이 보다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본 강연을 기획하였다는 작가. ‘나를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할 때 행복사회가 온다.’는 삶의 철학이 담긴 강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김지인
‘왜 하필 덴마크인가?’
오연호 작가는 덴마크 사회에 푹 빠져, 수 없이 덴마크를 방문하고 그들 사회에서 우리가 배울 점을 찾고 돌아왔다.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뽑힌 나라가 바로 덴마크라고 한다. 덴마크를 비롯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행복지수 세계 1위를 앞다투어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유럽 국가들은 왜 행복한가? 그 비결은 바로 ‘내가 행복하려면 내 주변도 행복해야 한다.’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삶의 철학이다.
행복국가 덴마크에는 2가지 징표가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어릴 때의 밝은 표정이 고삼 때까지도 이어지고, 어른들은 일하는 주중에도 쉬는 주말에도 항상 행복한 것이 바로 그것.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오연호 작가는 덴마크의 행복 키워드를 ‘자유/안정/평등/신뢰/이웃/환경’이라고 요약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이 평범하고 당연한 키워드들이 사회에 진정으로 정착되어 행복한 국가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 김지인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
덴마크의 숲 유치원에는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시간 동안 어떤 프로그램도 존재하지 않는다. 국영수 위주의 선행은 금지되며,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만들고 함께 부딪히면서 그 속에서 자유롭게 성장해 나간다. 만들어지고 주어진 것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자율적으로 성장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이미 우리나라 옛 시골 공동체에서 익히 보던 모습이다(심지어 그때는 선생님조차도 없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어쩌면 우리는 아주 가치 있던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 아닐까?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는 말, 참으로 당연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당연한 일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해야 하는 의무들이 넘쳐나고, 스스로 즐겁게 선택하는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들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잠시도 돌아볼 여유 없이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 작가가 전한 ‘오늘도 내 삶이 아닌 엄마의 삶을 산다.’는 어느 초등학생의 말, ‘덴마크의 학생들은 야생마 같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오로지 앞만 보며 달리는 경주마 같다.’는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한 어른으로서 마음이 많이 아프고, 우리 사회의 무언가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1등급이 아니면 항상 주눅 들어야 하는 학생들, 심지어는 다행스럽게 1등급에 들어 소위 최고라 하는 명문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조차 상당수가 여전히 자신의 삶에 자신이 없고 우울함을 호소한다고 하니 확실히 오늘날 우리 사회는 크게 병들어 있으며 결코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행복할 권리를 평등하게 가질 수 있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우리가 소위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소수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저마다의 위치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행복할 권리를 가진 것이다. 소수 10%만이 행복하고 그들만이 이끌어가는 사회는 결국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작가는 경고한다. 이 시점에서 작가는 행복사회 3대 복지를 강조한다.
1. 쉬었다 가도 괜찮아
2. 다른 길로 가도 괜찮아
3. 지금 이미 잘 하지 않아도 괜찮아
덴마크의 250곳 이상에서 시행 중인 놀라운 제도 중 한 가지인 ‘애프터스콜레(Efterskole)’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1~2년 동안 자신의 적성 및 흥미를 찾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작가가 함께하는 꿈틀리 인생학교에서는 이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중). 더 멀리 제대로 가기 위해 잠시 쉬어도 괜찮고, 남들과 조금 다른 새로운 길로 가도 괜찮다. 잘 하지 않고 부족하더라도 모두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사회. 각기 다른 누구나 당당하고 즐거울 수 있는 사회. 참 멋지고 아름다운 사회일 것이다.
물론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에도 극심한 인종차별 등 사회의 문제점이 없지는 않다. 다소 문제점은 있을지라도 작가가 오늘 우리에게 소개한 북유럽 국가들의 인생철학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결핍된 것들로, 우리가 꼭 다시 기억하고 우리 사회를 위해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모두 이미 알고 있는 것들. 그러나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며, 어떻게 실제로 그렇게 살 수 있냐며 우리가 어느 순간 단념해버린 것들. 작가는 오늘 강연을 통해 우리에게 그것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자 하였을 것이다.
한때 실패가 영원한 실패로 남지 않도록, 잘하지 못해도 서로 끌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사회를 위해 우리 스스로가 먼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나 혼자만 행복한 사회가 아닌 내 주변도 함께 행복한 사회, 모두가 건강하고 함께 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오늘 이 순간 나부터 작은 꿈틀댐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글 · 사진 시민기자단 김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