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의 깊이 만큼 그곳을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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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시작되자마자 봄이 온 듯 기온이 올랐다. 따뜻한 봄기운을 맞으며 방문한 곳은 우리미술관 전시관이었다. 마을의 작은 미술관. 지도를 찍고 찾아갔지만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마치 집을 찾아가듯 좁은 골목으로 한 걸음 다가가서야 보이는 작은 동네 미술관이었다.

이곳에서 류성환 작가의 <부두-도시인물>을 주제로 2019년 첫 기획전시를 하고 있었다. 만석동 주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초상화와 풍경화 등 총 22여 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인천은 익숙하면서도 만석동은 낯설다. 전시를 둘러보고 나면 ‘익숙하면서도 낯설다’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주변에 있는 그래서 자세히 보지 않는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 동네의 풍경을 이렇게 자세히 본 적이 있었던가.

이번 전시의 류성환 작가는 인천 동구에서 무료 초상화를 그리는 일로 이곳 만석동과의 인연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만석동 골목길 이곳저곳을 다니며 주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자 했던 그의 마음이 그림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했다,

할머니의 굽은 어깨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느껴지는 할아버지의 깊이 파인 주름이 마음에 콕 박혔다. 아마도 초상화의 모델은 처음일 그분들의 수줍은 모습까지 그대로 전해져왔다. 그런가 하면 전시관 가장 안쪽 가장 큰 공간을 할애하여 걸려있는 부두를 찾은 사람들의 모습은 다른 그림과 달랐다. 작가가 전시장에서 캔버스를 걸어두고 챠콜로 작업해서인지 그 생생함이 진하게 전해졌다.

이번 전시는 3월 29일까지 진행한다고 한다. 글과 펜은 필요 없다. 인물의 얼굴에서 눈빛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지역의 역사와 삶을 마음으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퇴근하다, 집에 오는 길에,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들어가 숨 한 번 고르고 갈만한 우리 동네 사랑방, 그야말로 작고 알찬 동네 전시관이었다.

글 · 사진  임중빈(문화통신3.0 시민기자단)

<부두-도시인물> 류성환 전
전시 기간 : 2019.02.22.-3.29.
관람시간 : 화, 수, 금, 토, 일 10:00~18:00 / 목 14:00~18:00
장소 : 우리미술관
주최 · 주관 : 인천문화재단, 우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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