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2016.08.16~09.05)

올림픽 말고도 브라질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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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붉은 염료를 함유한 나무 이름에서 유래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나라. 아마존과 축구, 삼바의 나라. 세계랭킹 상위 선수의 노 메달과 중계방송 아나운서들의 막말논란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한겨레가 브라질의 역사와 도시화의 고민을 다룬 애니메이션을 소개했다. <리우 2096>은 2096년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가상의 미래를 그렸다. <보이 앤 더 월드>는 일자리를 구하러 떠난 아빠를 찾아 나선 꼬마 쿠카의 길을 따라간다. 거대도시와 자연파괴 등 지금 브라질의 고민을 담았다. 단지 그 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는 구실로 애니메이션을 소개한 걸까. “과거를 모르고 사는 건 어둠 속을 걷는 것과 같다”는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한 ‘깊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페미니즘 이슈, ‘낡은 새로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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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달구고 있는 페미니즘의 언어를 최근 출간된 소설 두 편에서 찾는다. 새라 워터스는 영화 ‘아가씨’의 원작 <핑거 스미스>의 작가로 <게스트> 역시 레즈비언을 소재로 했다. 두 여성에게 치근대던 남자는 그녀들의 거부에 “여성 참정권 운동가죠?”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이는 SNS에서 이어졌던 ‘메갈 인증 퍼레이드’와 맞물려 읽힌다. “여성 참정권 운동가죠?”를 현대어로 번역하면 “페미니스트죠?”고, 페미니스트들에 따르면 최근 이 말은 “메갈이죠?”로 해석할 수 있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단편집 <체체파리의 비법>에는 “한 남자가 아내를 죽이면 살인이라고 부르지만, 충분히 많은 수가 같은 행동을 하면 생활 방식이라고 부른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는 강남역 살인사건 때 제기된 ‘여성혐오 범죄냐, 아니냐’를 떠올리게 한다. 최승자, 김혜순, 김민정 등 국내 문학에서도 페미니스트 계열로 분류되는 이들이 연달아 시집을 출간했다. 기자는 묻는다. “1970, 80년대 문학은 노동자의 입이었다. 21세기 페미니즘에 문학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아니, 대학교 6학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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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빨리 졸업하라고 성화고 학생들은 자꾸 졸업을 미룬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취업해서 밥벌이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부모의 말에 자식들은 “지금 졸업하면 밥벌이 못한다”는 대답으로 응수한다. 이러다 초등학교보다 대학을 더 오래 다니겠다는 말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16년 휴학경험자는 44.6%로 두 명 중 한 명 꼴에 이른다. 병역의무를 위한 휴학이 가장 많지만 인턴이나 봉사경험을 쌓기 위해, 자격증 준비, 학비 마련을 위한 쉼도 만만치 않다. 연합뉴스 기자들이 휴학생을 인터뷰했다. 꿈이 있어서 더 괴롭고, 공부에 지쳐 휴학해도 얼마 못가 다시 영어학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휴학 중인 학생들의 공통적인 감정은 ‘불안’. 뭔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휴학은 ‘고통의 유예’일 수밖에 없다. 백수보다 휴학생이라는 단어가 그나마 위안이 되니까.

성인 10명 중 6명은 학창시절 꿈꾸던 모습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전체 33.1%만이 하는 일과 공부에 만족한다. 10명 중 6명은 노력하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을수록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목표 성취에 대한 기대도 적다. 세계일보가 ‘그 많던 우리들의 꿈’을 여러 가지 통계로 밝혔다.

시급 1만원의 꿀알바? 수문장 교대의식, 두 번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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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가 폭염 속 극한 알바로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체험기를 실었다. 노력 대비 보수가 좋은 ‘꿀알바’라고 알려져 있지만 직접 해본 기자는 “두 번은 못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면접과 실기시험까지 보지만 3대 1이 넘는 경쟁률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시급에 있다. 행사준비, 공개훈련까지 6시간을 일하고 일급 6만원을 받는다. 돈도 돈이지만 더위와 ‘철릭’이라고 부르는 복식, 장검의 무게 등으로 행사 시작 전부터 지친다. “교대의식 도중에 쓰러진 사람도 있어요.” 누군가 속삭인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6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연극배우는 여름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전한다. 간신히 행사를 마친 기자는 수고했다는 말에 대꾸조차 하지 못했다. 개별 노동자의 노고는 직접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6470원. 하지만 청년, 저학력 고령자, 비정규직, 여성 등 여전히 최저임금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5루저의 해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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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네이메헌 국제걷기대회’, 올해 100회를 맞았다. 참가자가 많아 추첨을 통해 선발, 4일간 매일 인근 마을을 걷고 정해진 시간에 종착지에 돌아오면 메달을 받을 수 있다. 걷기대회에 나선 기자는 찌는 듯한 햇볕과 더위 속에서 “비행기 삯이 160여만 원이고 걷는 거리가 총 160㎞니까 1㎞마다 1만원” 따위(?)를 계산하고, “걷고 나면 뭔가 깨닫는 게 있을까? 장에서 숙변 제거하듯이 뇌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뇌까린다. 메달은 무리다, 쉬엄쉬엄 걷자 싶어 메디컬센터에서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자신과 비슷한 ‘루저’들이 다리를 절뚝이며 걷고 있다. 그때부터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풍경이, 함께 걷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왜 저렇게 뒤처졌을까, 어디가 아픈 걸까, 친구들이 버리고 간 걸까. 그곳에서 만난 외국인에게 몇 번이나 들은 말. “두 유 노 원주?” 고향이 원주인 기자조차 한 번도 참여해보지 못한 그 ‘원주국제걷기대회’는 지난해 스물한 번째 대회를 치른, 원주에서 가장 만족도 높은 문화행사다. 숨 막히는 더위가 물러가면 올해는 원주의 가을을 느껴볼까 싶다. 앞만 보며 가는 게 아닌 뒤처진 루저로서의 해방감을 즐기면서.

 

이재은(뉴스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