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중 퍼포먼스 <그리는대로>
벽에 낙서하는 대로 떠나는 상상여행
공연예술계의 新장르 공중 퍼포먼스의 묘미
출처: 취재기자 정해랑
지난 1~2일 인천아트플랫폼 야외 중앙광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특별한 공연이 개최됐다. 벽면 무대를 세워 줄 하나에 몸을 매달린 채 시각적 볼거리를 선사하는 공중 퍼포먼스가 펼쳐진 것이다.
작가 김소희가 기획한 이번 공연 <그리는대로>는 한 소녀가 벽에 그린 풍선을 타고 떠나는 상상 여행을 영상과 공중 퍼포먼스를 접목하여 보여주는 작품이다. 공연 <그리는대로>는 벽면을 따라 수직으로 세워진 스크린 무대를 통해 무한하고 자유로운 창작공간을 만들어내며 관객들에게 공연예술의 새로운 장르로서의 공중 퍼포먼스를 알렸다.
출처: 취재기자 정해랑
공중 퍼포먼스가 관객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부터이다.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공중 퍼포먼스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아직 공중 퍼포먼스는 많은 관객에게 낯선 장르이다.
작가 김소희는 2011년부터 공중 퍼포먼스 창작단체 ‘프로젝트 날다’에서 활동해 왔다. 2017년에는 ‘버티컬 씨어터 타블로’라는 단체를 만들어 공중 퍼포먼스와 연극적 요소를 결합해 작가 김소희만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들을 완성했다. 첫 작품 <일어나>에 이어 이번<그리는대로>를 두 번째로 발표하며 관객들을 다시 찾았다.
출처: 취재기자 정해랑
공중 퍼포먼스는 지상의 무대가 아닌 수직으로 세워진 벽면 무대를 배경으로 줄에 매달린 배우들이 공중에서 연기를 펼치기 때문에 곡예나 묘기 등의 환상적인 요소들이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그 덕분에 선보이는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시각적 즐거움은 많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공중 퍼포먼스의 인기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배우이기도 한 작가 김소희는 이번 공연에서도 배우로 나섰다. 김소희는 하늘을 유영하듯이 숙련된 솜씨로 아슬아슬한 곡예를 선보이며 음악과 영상에 맞춰 표정과 동작으로만 퍼포먼스를 소화해냈다.
제작비도 비싼 데다 위험성도 높고 완성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공중 퍼포먼스는 다른 장르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다. 공중 퍼포먼스를 제작하겠다는 단체도 연기하겠다는 배우도 선뜻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겸 배우 김소희는 공연예술계에서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로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를 모은다.
출처: 취재기자 정해랑
공연 <그리는대로>는 벽에 낙서하는 일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았다. 벽에 낙서하는 행위는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벽에 낙서하며 미소를 짓곤 했던 경험 말이다. 그 시절 우리에게 벽에 낙서하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낙서는 무언가를 내 마음대로 그려보고 완성한 결과물에 성취감과 자아를 느낄 수 있었던 만족과 기쁨의 행위였다.
작가 김소희는 낙서에 대한 이런 긍정적 의미를 예술적 감성으로 풀어냈다. 낙서를 생각과 상상을 표현하는 한 수단으로 여긴 것. 그러한 낙서를 그녀는 상상을 통해 벽에 그려봄으로써 자유를 더했다. 자유를 바탕으로 한 그녀의 공연은 틀에 갇히지 않았고 매우 유동적이었고 이는 관객에게 예술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해랑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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