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할 평화의 노래는?…제4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

6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서 개최
최종 10개 팀 본선 진출…평화 주제의 창작곡 선보여
300여 명 시민심사단이 선택한 평화의 노래

대한민국을 대표할 평화의 노래 10곡이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제4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가 열리면서 평화를 주제로 만들어진 10개 팀의 창작곡이 선보여진 것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인천평화창작가요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평화의 노래를 찾기 위해 마련된 행사이다. 남북관계에 평화의 바람이 부는 현시점에서 열린 올해의 가요제는 다른 어느 해보다 뜻깊은 개최를 치렀다.
김창완 심사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평화창작가요제라고 해서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내용을 노래에 담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일상생활의 작은 의미의 평화도 얼마든지 노래로 표현될 수 있다. 오늘 가요제를 계기로 평화의 노래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 불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평화의 분위기가 찾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6월부터 치러진 가요제 예선에는 총 156개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본선행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 최종적으로 10개 팀이 선정되며 본선 무대에 올랐다.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 모두는 이미 장려상 수상을 확보한 상태. 대상과 대중상, 예술상의 수상을 놓고 또 한 번의 경연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심사에는 전문 심사위원단 외에 300여 명의 시민심사단이 참석해 심사를 도왔다. 이들은 가요제를 직접 관람한 후 투표를 통해 2개의 팀에 표를 행사했다. 득표 결과 시민심사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팀은 대중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본선 무대에서 10개 팀은 평화를 주제로 한 창작곡을 선보였다.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만큼이나 락, 발라드, 포크송, 퓨전 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곡들이 소개됐다.
가사 역시 평화로운 내용의 일색이었다. 각 팀은 노래를 통해 저마다의 대상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며 평화로운 안식처를 선물했다. 특히 제주4·3사건 희생자들의 한을 위로하는 노래를 불렀던 ‘월드뮤직그룹 단지’와 99년도 인현동 화재 참사의 희생자를 위한 추모곡을 부른 ‘우주의 아이돌’ 정예지 씨는 특별한 의미의 대상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심사 결과 이날의 대상은 ‘느티나무를 위하여’를 부른 박성훈 씨에게 돌아갔다. 직장 동료가 쓴 시에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었다는 박성훈 씨는 느티나무의 생장 과정을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빗대어 노래를 부르며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오로지 시민심사단의 투표로만 선정되는 대중상은 ‘춘연화(겨울에 펴서 봄을 보지 못하고 져버린 동백꽃)’를 부른 ‘월드뮤직그룹 단지’가 차지했다. 한국인 보컬 한세나 씨와 중국인 보컬 팡 후이링 씨가 한 팀을 이룬 ‘월드뮤직그룹 단지’는 절묘한 화음을 통해 제주4·3사건 희생자들의 한을 ‘춘연화’에 비유하며 애절한 감정을 표현했다. 한세나 씨의 구슬픈 가야금연주가 더해진 춘연화는 듣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며 시민심사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득표수를 이끌어냈다.
예술상의 수상팀은 ‘싫어요’를 부른 ‘시나 쓰는 앨리스’였다. ‘싫어요’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직장생활에서 겪는 갑을관계를 소재로 삼은 곡으로 노동자 또는 부하직원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로부터의 몰상식한 대우를 참아야만 했던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곡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많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이 외에 장려상은 쓰리랑패밀리, 0프로, 자리, 그리다, 어썸, 우주의 아이돌 정예지, 파이커 등 7개 팀에게 돌아갔다.

인천 평화창작 가요제 포스터

글 / 정해랑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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