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콕콕] 기후변화
올여름, 지구 곳곳이 폭염에 시달렸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의 기온은 최고 47도까지 치솟았고, 스웨덴처럼 평균기온이 낮은 북유럽도 연일 30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 북미 로스앤젤레스시의 최고기온은 48.9도, 텍사스주는 45.5도까지 올랐습니다. 옆 나라 일본도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서는 사상 최고온도인 41도를 기록하여 살인적인 더위를 실감했죠.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은 온실효과,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같은 용어가 대중의 뇌리에 자리 잡은 해이기도 합니다. 그해 6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한 과학자는 이산화탄소와 기타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온난화가 강화될 거라고 증언합니다. 다음날 뉴욕타임스는 1면에 ‘지구온난화는 시작됐다’는 기사를 실었고, 기후변화가 처음으로 이슈화됐습니다. NASA 소속 과학자 제임스 핸슨 박사는 소위 ‘기후변화의 선지자’라고 할 수 있죠.
핸슨 박사는 온실효과의 결과로 폭염 같은 극단적인 사태가 올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당시 그는 2017년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이 약 1.03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해 실제 기온 상승폭은 0.82도로 그의 예상과 비슷했습니다. 그의 예측이 ‘침울한 이정표’였던 셈이죠. 그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0년 전에 대중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기후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을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서 지표면에 도달한 태양열이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합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1901년부터 2010년까지 지구 평균 해수면은 약 19센티미터 상승했습니다. 연평균 1.7밀리미터씩 올라간 셈인데, 이 추세는 갈수록 빨라져 지난 20년간 연평균 3.2밀리미터씩 높아졌습니다.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문제는 국가의 존립, 국민의 생존과 연결됩니다. 평균 해발이 2.2미터인 투발루는 매년 해수면이 5밀리미터씩 올라 2060년쯤에는 섬 9개가 모두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투발루 주민 중 일부는 호주, 뉴질랜드 등 주변국에 ‘기후 난민’을 요구하며 이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투발루와 인접한 키리바시/나우루, 몰디브 역시 수몰 위험에 직면해 있죠.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프레온가스 등이 있지만 주범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입니다. 2010년 기준 전체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의 비율은 76퍼센트이며 이중 화석연료 연소 및 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65퍼센트입니다. 2014년 IPCC는 “기후변화의 주원인이 인간이라는 사실은 95퍼센트 확실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네요.
출처:뉴스프리존
맨 밑 주황색 부분부터 위쪽으로 화석연료 및 산업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산림 및 기타 토지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프레온가스를 나타낸다. 이산화탄소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온난화 현상으로 말미암은 기후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겨울철 최저기온 상승과 더불어 집중호우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1920년대에 비해 겨울이 30일 짧아졌고, 봄과 여름은 20일 정도 길어졌습니다. 열대성 외래식물과 병충해는 북한 지역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대구, 명태 등 한류 어류가 감소하고 참치, 고등어 등 난류 어류가 증가했으며 사과재배지도 북상해 이제는 백두대간 등의 고산지대에서 고품질의 사과가 나온다고 하네요. 태풍, 가뭄 등 자연재해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고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열사병, 탈진, 실신, 경련 등의 온열질환자는 3천4백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이 많아졌습니다. 사망자는 39명으로 지난해의 5배가 넘었죠. 50대는 20퍼센트, 65세 이상이 33퍼센트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게 나타납니다.
출처:환경데일리 |
일본에서는 일사병과 열사병으로 125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5만7천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산불로 88명이 숨졌습니다.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는 강풍 때문에 주민들은 불길을 잡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에서는 자동차에서 시작된 불꽃이 마른 수풀로 옮겨붙어 산불로 번지는 바람에 최소 8명이 숨졌습니다. 40도가 넘는 이상기온이 건조한 바람과 만나 ‘파이어 토네이도’(화염의 회오리 폭풍)라는 기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물과 운하의 나라’ 네덜란드는 물 부족으로 신음합니다. 네덜란드의 7월 강수량은 전국 평균 11밀리미터로, 기상 관측 112년 만에 가장 적은 비가 내렸습니다. 가뭄 탓에 강물이 말라 선박을 이용한 대규모 물류운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폭염 재난이 이제는 유별난 현상이 아닌 ‘흔한 일’이 됐다고 강조합니다. 지난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석탄 수요가 증대됐고 풍력,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에 주는 보조금은 줄어들고 있으며, 투자는 정체됐다는 겁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동시대인이 탄소와 결별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에너지 수요급증을 꼽습니다.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서는 2006년 이후 10년간 에너지 소비량이 40퍼센트 확대됐습니다. 석탄, 천연가스, 석유도 사용량이 늘었고요. 기사는 소비량이 증가할수록 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질 거라고 분석합니다.
재앙 수준으로 확산된 캘리포니아 산불
출처:뉴스프리존
기후변화에 낙관론은 없을까요?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Al Gore)는 정계 은퇴 후 환경운동에 전념했습니다. 2006년에 제작한 ‘An Inconvenient Truth’는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뒀고, 여러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필름 상을 수상했습니다. 2017년에 제작한 ‘Inconvenient Sequel: Truth to Power’에서 고어는 홍수와 가뭄 등 지구촌의 기상이변을 알리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기후변화의 문제점을 피력하기 바쁜 여느 시선들과 달리 앨 고어는 긍정적인 움직임을 찾아냅니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인식전환과 전 지구인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지구온난화의 싸움에서 인류가 완전히 패배하지는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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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브라질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는 ‘지구 종말을 피하기 위한 10가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①삼림파괴를 중지하라. ②인구폭발을 억제하라. ③멸종위기의 동식물을 구하라. ④기후변화에 대처하라. ⑤기아를 해결하라. ⑥물 부족 사태를 막아라. ⑦빈곤을 해결하라. ⑧대체에너지를 개발하라. ⑨무한한 자원 보고인 대양을 살리라. ⑩대기오염을 방지하라.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기후변화]폭염·혹한···현실이 된 기후변화 재앙, 지금은 ‘기후붕괴 시대’
뉴스프리존, 2018.8.9(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기후변화에 대한 낙관적 사례
논객닷컴, 2018.8.8(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인류, 기후변화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8.3(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편집국에서]어느 ‘기후변화 선지자’의 회한
경향신문, 2018.8.9(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북극곰 문제가 아니다…‘사람 잡는 기후변화’ 지구촌 전방위 습격
SBS 뉴스, 2018.8.5(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대기자칼럼_기후변화 이상기온
대한뉴스, 2018.8.6(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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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