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으로 시작해 ‘주민 예술가’가 되기까지…
우리미술관 2018 문화나눔 결과보고전 <우리들의 이야기>
건물 사이 어둡고 비좁은 샛길에 들어가자 드디어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 우리미술관이었다. 후미진 샛길에 위치한 것도 모자라 작고 소박한 외관을 지닌 우리미술관의 첫인상에 한참을 호기심 어린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이곳에서 관람객에게 전시안내를 돕는 이순희 도슨트와의 대화에서 우리미술관에 대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은 빈집 세 채를 개조해서 만들어졌어요. 동네 주민 누구나가 다양한 문화생활을 일상생활에서도 향유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는 작은 미술관이죠.”
때마침 우리미술관의 전시관에서는 뜻깊은 전시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만석동 주민들이 문화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2018 문화나눔 결과보고전 <우리들의 이야기>가 열리고 있었던 것. 우리미술관은 주민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고 문화활동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이 끝나면 결과물들을 모아 전시를 갖는다고 한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으면 이번 전시가 열릴 수 없었을 터. 이순희 도슨트는 우리미술관의 문화나눔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우리미술관이 생기기 전에는 만석동 일대에서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렇다 보니 이곳에서 제공하는 문화나눔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굉장히 좋아요. 수강료도 무료인 데다 프로그램 수준도 높아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죠.”
올해 상반기의 문화나눔 프로그램은 어린이반과 도자기반, 어르신반 등 세 개의 반으로 나뉘어 8주간 진행됐다. 주민들이 직접 완성한 그림과 만들기, 도자기, 푸드아트 등의 작품들은 그간의 교육과정이 담긴 사진과 함께 전시됐다.
“살면서 자기가 만든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갖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자신의 작품이 미술관에 전시되고 많은 관람객이 봐주시니 주민분들께서 정말 기뻐하고 뿌듯해하세요.” 수강생으로 시작해 주민 예술가로서 매듭짓는 우리미술관 문화나눔 프로그램만의 특별한 수료 과정에 주민들이 흠뻑 매료된 것.
그러면서 이순희 도슨트는 우리미술관이 주민들에게 사랑받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사실 처음에는 우리미술관이 생기는 걸 만석동 주민분들께서 달갑게 여기지 않으셨어요. 워낙 예로부터 만석동은 가난한 동네였잖아요. 자신들의 사는 모습이 많은 사람에게 보이는 게 부담스러우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미술관 덕분에 직접 예술가가 되어보는 기회도 얻고 동네 이미지도 좋아지자 지금은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네요.”
우리미술관은 2015년부터 다양한 계층이 접근할 수 있는 문화나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으로 세 번째 개최를 맞은 문화나눔 결과보고전 <우리들의 이야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정해랑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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