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하면? 고려청자! 천하제일 고려비색

2018 인천시민대학 고려건국 1100주년 기념, 특별강좌 ‘고려의 역사와 문화 재조명’ 열려

역사 이래 한반도에 성립된 국가 중 ‘고려’는 태조 왕건에 의하여 918년 7월 25일에 건국되어 1392년 이성계에 의해 공양왕이 폐위되기까지 474년 동안 존속하였다. 건국 후 919년에 송악을 개경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수도로 삼았는데, 이 지역은 현재 북한지역에 속해있는 개성에 해당한다. 이후 고려는 고종 19년(1232년)에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도읍을 천혜의 요지인 당시 ‘강도’라 불린 강화도로 옮긴다. 이때 강화에 세워진 도읍 터 고려궁지는 고려 원종 11년(1270년) 개경으로 환도할 때까지 39년간 사용되었다. 현재 강화와 개성은 남한과 북한에서 고려 유산이 가장 많이 남은 곳이다. 그리고 강화군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되었다. 

이에 고려건국 1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인천과 강화에 열린다. 이 중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는 인천대학교 사범대학, 강화도서관과 함께 <2018년 인천역사시민대학: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특별 강좌, 고려의 역사와 문화 재조명>을 열었다. 이번 특별강좌는 A강좌(인천)과 B강좌(강화)로 나누어 진행된다. A강좌(인천)는 ‘시대를 빛낸 고려 명품 7선’을 주제로 지난 5월 8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6월 26일 까지 대장경, 나전칠기, 고려청자, 금속활자, 고려불화, 묘지명, 고려지에 대한 강연이 열린다. B강좌(강화)는 ‘고려 건국 1100주년, 고려는 어떤 나라였나’를 주제로 고려의 역사에 대하여 살펴본다. 하반기에는 A강좌와 B강좌가 장소를 바꾸어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9일(화) 인천 대학교 미추홀 캠퍼스 B관 601호에서는 <고려청자, 천하제일 고려비색>이라는 주제로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장남원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직장인과 학생을 고려하여 저녁 7시부터 강좌가 시작되었는데, 9시까지 이어지는 늦은 시간에도 상당히 많은 시민들이 청강하였다.

아마 사람들에게 “고려,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하고 묻는다면, 그중의 최고는 ‘고려청자’일 것이다. 고려를 대표하는 명품 중에 금속활자, 고려불화, 나전칠기 등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 일반 시민들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청자가 아닐까? 고려청자가 고려의 대표적인 명품으로써 ‘천하제일 고려비색’이라는 별칭으로 기억되는 것은, 중국 송나라의 문헌에 고려청자가 소개된 이후이다. 송나라 태평노인은 〈수중금(袖中錦)〉에서 “고려청자는 천하제일의 비색”이라 말했다. 또 북송의 유명한 문장가 소동파는 천하명품 10가지를 언급하며 그중 하나로 고려청자를 꼽았다. 이는 동시대에 중국으로 고려의 자기가 유입되었고, 중국 사람들이 고려의 자기를 접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중국으로 유입된 당대의 고려청자는 당시 이슬람 지역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퍼졌다. 세계 각지로 도자기를 수출하던 중국에서도 명품으로 여겨질 정도로 그 실력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후 천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람들의 뇌리에는 ‘고려’하면 청자로 각인되었다.

청자의 대부분은 식기로 만들어진 것이며, 여러 가지 기물들은 일반 서민용이라기보다는 왕국이나 귀족, 사찰 등이 주요 소비층이었다. 특히 왕실의 사용이 많았을 것이다. 청자에는 고려 불화의 화려함이나 나전칠기, 금은 입사, 비단 같은 고려의 정교함과 세련된 공예적 조형이 상당부분 반영되었는데, 이는 고려의 고급스러운 생활문화의 일면을 나타낸다. 고려인들은 중국에서 관련 기술을 전하여 받았지만 이미 당대에 중국을 뛰어넘는 기술로 국제적 조류에 뒤지지 않은 청자를 생산하였다. (2018 인천시민대학 강좌 자료집 ‘고려청자, 천하제일 고려비색’ 부문 인용. 장남원,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현대 일본이 도예 강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청자를 만들며 도예의 수많은 분야에 골고루 우수한 작가들이 많아서 이들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두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고려청자에 대해 알아갈수록, 세계적으로 뒤지지 않는 청자를 만들었던 고려인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가 과연 이 땅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천하제일 고려 비색이라 불리던 고려청자를 만들 정도로 우수한 고급문화를 지녔던 고려인의 다른 명품 이야기도 한층 기대된다.

 

글 사진/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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