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유쾌하고 풋풋한 도전기…‘갑신정변’의 재구성

인천시립극단 창작극 프로젝트 첫 번째 작품 <너의 후일은>

‘갑신정변’을 새로운 관점으로 재구성한 창작극이 선보였다.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인천시립극단의 첫 번째 창작극 <너의 후일은>이 공연됐다. <너의 후일은>은 실패의 역사로 기록되는 ‘갑신정변’을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재구성하며 많은 관객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공연 <너의 후일은>은 인천시립극단이 오랫동안 준비한 창작극 개발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이양구 작가를 포함해 4명의 극작가가 공동으로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면서 ‘갑신정변’이라는 소재에 흥미를 느껴 창작극으로 재구성했다.
조선의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목표로 급진개화파가 일으킨 ‘갑신정변(1884년)’은 철저한 준비 없이 성급하게 치러지며 ‘3일천하’로 막을 내린 어두운 역사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너의 후일은>에서 ‘갑신정변’은 더 이상 실패의 역사가 아니었다.
이양구 작가는 “그간 갑신정변은 패배의 역사로 인식됐는데 작품을 구상하면서 시작의 역사이며 승리의 향한 출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청년들의 열정과 패기가 담긴 진보적인 운동으로써 유쾌하고 풋풋하게 그려내고 싶었다”고 작품의도를 밝혔다.
‘갑신정변’이 시작점과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 ‘<너의 후일은>이라는 이번 공연 제목의 연유가 짐작됐다.

<너의 후일은>에서 등장인물은 조선인 외에도 상당수의 외국인이 등장했다. 당시 개항기를 맞이하며 각국에서 몰려든 외국인들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갑신정변’의 면면들도 빼놓지 않은 것이다.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은 강량원 감독은 “외국인 등장 인물에게는 마치 광대같이 화려하고 유쾌한 캐릭터를 부여했다. 반면 조선인 등장인물들에게는 진중하고 비장한 캐릭터를 입히려고 노력했다”며 “이로써 갑신정변이라는 한 사건을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이야기로 재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연출 소감을 말했다.
이어 다케조에 역의 최재웅 배우는 “기존 역사극에서는 보통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인물들이 등장했지만, 우리 극에서는 각 등장인물의 개성과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애를 썼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배경이 인천이라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서구의 근대문화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은 어촌마을이었던 제물포에는 인천세관이 들어서고 대불호텔이 세워지는 등 근대화의 물결이 일렁였다.
<너의 후일은>에서는 위와 같은 개항기 속의 인천의 옛 풍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실제로 극 초반에는 인천의 당시 시대적·공간적 배경이 드러나는 배우들의 대사가 주를 이루며 관객들로부터 과거 인천의 모습을 미루어 짐작케 했다.

첫 번째 창작극 <너의 후일은>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인천시립극단은 앞으로 올해 12월까지 창작극 3개를 더 선보일 예정이다.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되짚어 보고 다가올 미래를 위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공연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글.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정해랑

2018-05-08
정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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