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업사이클링으로 세상을 바꾸다 – 모두랑 업사이클링 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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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업사이클링(Up-cyling)은 upgrade + recycling의 합성어로 기존의 리사이클링보다 한층 더 발전된 보다 더 적극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폐소방호스로 가방을 만드는 것처럼 기존의 물건을 새롭게 재탄생시켜 다시 한 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효용가치가 떨어진 물건에 제 2의 삶을 다시 주는 것이죠. 인천, 특히 부평을 중심으로 가죽, 한지 등을 활용하여 업사이클링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모두랑 업사이클링 공작소〉를 이끄는 가죽공예가 홍정기 씨입니다. 업사이클링뿐만 아니라 지역 활성화를 위해 24시간 쉼없이 뛰고 있는 그를 삼산1동 주민센터에서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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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홍정기 씨가 생각하는 업사이클링은 무엇인가요?
A. 간단하게 말하면, 업사이클링은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버려지는 제품을 자원으로써 다시 한 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실용성과 디자인을 더해서 그 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이끌어내는 작업입니다.

Q. 업사이클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가죽을 활용할 때는 정형화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가죽을 쓰는데, 제품의 본을 뜨고 남은 가죽은 대부분 처분해야 합니다. 상처도 있고 주름도 있고 농장에서 찍은 마크도 있어서 어떻게 보면 더는 상품으로 쓸 수 없는 가죽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상품을 많이 만드는 가죽 소파 공장은 1년 동안 6백만 원에서 최대 1천만 원까지 비용이 드는데, 비용 부담이 상당합니다. 가죽공장 입장에선 막대한 처리비용의 부담을 덜고, 우리는 가죽을 선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가죽은 한 번 더 사용하자 하는 취지였습니다. 회의감이 들어서 인조가죽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그나마 만들어지는 가죽을 최대한 활용해보자해서 업사이클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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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작소에서는 어떤 종류의 업사이클링을 하나요?
A. 가죽은 물론이고 다른 강사들과 함께 한지공예도 하고 비누, 초 같은 것도 만듭니다. 한지를 활용해서 가구를 만드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분들도 남은 한지가 아까워서 가지고 계시지만 실제로 활용하지 않고 결국 다 버리게 됩니다. 이런 한지들을 활용해서 손거울이나 명함 케이스 같은 소품을 만들기도 하고, 손거울을 만들 때 보통은 두꺼운 종이를 본으로 쓰는데 이것 또한 버려진 폐목을 재활용하는 겁니다. 비누는 호텔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비누들을 다시 녹여서 재활용하고, 초도 비누처럼 사용하던 초를 다시 녹여서 재활용하는 데 음료수 캔이나 다 쓴 병에 넣어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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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런 강습이 자주 있나요?
A. 본업으로 가죽공예 강의를 한 건 10년 정도 되고 복지관이나 돌봄 교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건 5년 정도 됩니다. 주민센터나 구청, 학교, 노인정 등에 가서 재능기부 차원에서 강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군대 내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곳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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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업사이클링 강습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처음엔 혼자 직접 만든 업사이클링 작품을 작품 1개당 천원도 안 하는 가격으로 저렴하게 판매했고,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은 기부했습니다. 업사이클링을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기부도 하자는 목적이었죠. 하지만 혼자서 업사이클링을 알리는 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체감해서 강습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작품 전시회도 할 텐데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나요?
A. 가죽공예가로서 개인 전시회는 꾸준히 열지만, 강습 전시회는 정기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어요. 전시회를 진행하려면, 수강생들이 전시회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해서 모든 수강생의 의견을 취합해야 하기 때문이죠. 정기적인 전시회는 열지 않고 결과 발표회처럼 진행하는 편입니다. 서울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내 전시회를 찾은 제주도 청년이 있었는데, 가죽공예를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그 청년은 제주도와 인천을 오가며 가죽공예를 배웠고, 제주도에서 가죽공예 일을 하게 됐어요. 전시를 보러 왔다가 학교에서 수업을 해달라고 부탁했던 선생님도 있었어요. 강남에 있는 학교라 거리도 멀고 청소년 수업은 진행해본 적이 없어서 망설였지만, 선생님의 부탁에 강습을 하게 됐죠. 그걸 계기로 청소년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고, 중학교 이상의 청소년들과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전시가 맺어준 신기한 인연들이죠. 
 
6Q. 업사이클링 강습을 진행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끼시겠어요.
A. 처음에는 업사이클링을 알리기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데서 큰 보람을 느꼈는데 지금은 소소한 곳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어요. 예를 들면, 어렸을 때 업사이클링을 배웠던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 같은 거죠. 친구들에게 업사이클링을 소개하고 자신감있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보람을 느껴요. 가족 간의 소통 부재를 업사이클링으로 극복하고 변화한 가족도 만났어요. 아이와 엄마가 각각 수업을 들었는데 서로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알게 된 후에 대화의 소재가 생겼다고 해요. 맞벌이 가정이라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이 기회를 계기로 부모와 자녀 간에 대화도 많아지고 더 친밀해졌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작지만 소소하게 일어나는 변화들이 주는 힘 덕에 계속해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고민스러운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재정적인 부담이 있죠. 인천문화재단에 지원을 신청하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구요. 인근학교와 주민센터 등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재능기부로 하고 있어요. 재료비를 받을 때도 있지만, 공작소에서 가져오는 재료로 수업을 하다보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히 올해에는 재단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업사이클링 이외에도 지역 활동으로 청년문화상점의 고문 이사부터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지역 활동, 가죽공예까지 하루가 바쁩니다.
  
Q. 직접 만드신 업사이클링 작품은 얼마나 되나요?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A.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만드는 것도 의미있지만, 한 가지를 진화시키는 형태를 좋아하다보니 작품 수는 20여개 정도로 많지는 않습니다. 본업이자 주된 활동이 가죽공예여서 그런지 소파 제작용 가죽을 활용해 만드는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작품을 만들 때,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는 작품을 단순하게 만드는 겁니다. 멋도 시각적인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멋보다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여깁니다.

‘수적천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단단한 돌을 뚫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죽공예가 홍정기 씨의 작은 고민에서 시작한 업사이클링은 본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줬습니다. 어떤 이는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되었고 어떤 이는 가족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으니까요. 홍정기 씨 또한 가죽공예가이며 업사이클링 선생님인 동시에 인천과 부평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지역 활동가이자 기획가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입니다. 혼자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며 작게 시작한 업사이클링이라는 작은 물방울은 한 방울에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을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물방울은 무엇일까?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시민기자 오지현